도서 해제

1960년대 이전에 한국과 해외(중국, 프랑스 등)에서 출판되거나 필사된 자료 가운데 한국 교회의 역사·문화와 관련되거나 한국 교회에 영향을 미친 서적을 중심으로 123종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해제 연구를 수행하였다.

123종의 도서는 내용에 따라 다음과 같이 13개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① 교리서(호교서), ② 신앙생활서(기도서, 묵상서, 신심서, 성찰서, 피정서, 단체 소개), ③ 역사서(한국교회사, 중국교회사, 박해 시대 서한), ④ 척사서(천주교 비판서), ⑤ 지침서(교회 지도서, 회장, 신자, 신학생 지침서), ⑥ 천주가사·소설, ⑦ 전기(성인전, 순교자전, 자서전), ⑧ 성경(복음해설서), ⑨ 전례서(예식서), ⑩ 사전, ⑪ 잡지, ⑫ 성가집, ⑬ 아동용 도서이다.

유형별로 보면 교리서가 30종으로 가장 많으며, 이어 신앙생활서 21종, 역사서 16종, 전기 14종, 전례서 9종, 지침서 8종이 있다. 천주가사·소설은 각각 7종, 척사서와 성경 관련 서적은 각각 6종이다. 사전과 아동용 도서는 각각 2종, 잡지와 성가집은 각각 1종이 있다.

시기별로는 박해기 도서가 44종으로 가장 많고, 개화기 40종, 일제 강점기 34종, 해방 이후 5종의 순이다.

사용 언어를 기준으로 보면 한글본이 67종으로 가장 많으며, 한문본과 한글 번역본이 함께 있는 것이 27종, 한문본 20종, 프랑스어본 5종, 라틴어본 4종이 뒤를 잇는다. 박해기와 개화기에는 한글, 한문,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로 서적이 간행되었다. 그런데 개화기에 접어들면서 박해기에 비해 한글본의 비중은 증가(31.8%→42.5%)하고, 한문본의 비중은 감소(34.1%→12.5%)하였다. 이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일제 강점기에 더욱 뚜렷해져, 라틴어 교회 지도서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한글본으로 간행되었다. 해방 이후 소개되는 5종의 서적 역시 모두 한글본이다.

시기와 서적의 성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박해기에는 13개 유형 가운데 ‘사전’, ‘잡지’, ‘성가집’, ‘아동용 도서’를 제외한 9개 유형이 확인된다. 이 가운데 『천주실의』, 『교요서론』과 같은 교리서가 15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칠극』, 『묵상지장』과 같은 신앙생활서가 9종이다. 그 밖에 역사서 3종, 지침서 2종, 천주가사 2종, 전기 3종, 성경 관련 서적 3종, 예식서 1종 등 다양한 종류의 서적들이 작성되거나 읽혔다. 특히 이 시기에는 『벽위편』과 같은 천주교를 비판하는 척사서가 6종이나 존재한다. 이는 천주교를 이단 사설로 규정하고 탄압하였던 당시의 사회적 상황을 보여 주는 단적인 증거이다.

개화기에도 박해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종류의 서적이 존재하였다. 다만 교리서의 비중이 컸던 박해기와 달리, 개화기에는 신앙생활서(10종)가 교리서(8종)보다 약간 많다. 이 시기에는 역사서가 5종이나 간행되었는데, 대표적인 예로 1874년에 간행된 달레 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를 들 수 있다. 전기도 7종으로 박해기보다 증가하였다. 특히 박해기에 주로 작성되었던 ‘순교자 전기’와 달리, 김기호의 『봉교자술』과 리우빌 신부의 「유 신부 군난 사기」처럼 개인의 행적을 기록한 글이 등장한 점이 특징이다. 또한 아동용 교리서인 조톨리 신부의 『취비훈몽』이 1905년에 한글로 번역·필사된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이는 박해 시기부터 강조되어 온 부모의 아동 교리 교육이 이 시기에 더욱 본격화되었음을 보여 준다. 이 밖에도 리델 주교가 편찬한 한글-프랑스어 사전인 『한불자전』이 1880년에 일본에서 간행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일제 강점기 출판물은 여전히 교리서가 주된 비중을 차지하였으나, 다른 시기와 비교해 지침서(5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1911년에 조선대목구가 서울대목구와 대구대목구로 분할되고, 1931년에 한국 지역 공의회가 개최되었다. 이 과정에서 서울과 대구 대목구의 지도서, 그리고 공의회의 결정 사항을 반영한 『한국교회공동지도서』가 간행되었으며, 회장과 신자, 신학생이 지켜야 할 본분을 규정한 규칙서도 작성되었다.

이 시기에는 미사와 관련된 서적과 어린이들의 미사, 고해성사, 영성체 교육을 위한 서적들도 간행되었다. 특히 덕원과 연길의 베네딕도회에서 한글로 작성한 미사 관련 서적은 신자들이 미사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36년에 저술된 『아해들의 미사 고해 성체 안내』는 개화기 때 『취비훈몽』이 한글로 번역된 사례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신앙 교육에 대한 관심을 보여 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 다만 『취비훈몽』의 번역본이 실제로 어느 정도 활용되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반면, 『아해들의 미사 고해 성체 안내』는 단행본으로 간행되었다는 점에서 보다 널리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해방 이후 간행된 서적으로는 역사서 3종, 전기 1종, 전례서 1종 등 총 5종을 선정하였다. 전기로는 1945년 최상종이 작성한 「최[양업] 신부 이력서」가 있고, 전례서로는 복사의 지침서인 『보미사』가 1954년에 초간되었다. 역사서 3종은 『새벽종』(1958), 『피묻은 쌍백합』(1958), 『화산천주교회사』(등사본, 1953)가 있다. 이 가운데 『화산천주교회사』와 『새벽종』은 지역 교회사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한편 일제 강점기의 도서 가운데 윤의병 신부가 저술한 『은화』를 포함하였다. 이 소설은 단행본으로는 1977년에 간행되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이 1939년부터 『경향잡지』에 연재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제 강점기 도서로 분류하였다.

■ 이 ‘도서 해제’에 등록된 123종의 서적은 교회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전체 서적이 아니며, 또 각 시기에 생산된 모든 서적을 망라한 것도 아니다. 따라서 위에서 분석한 내용과 분류 방식은 123종에 한정된 것임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