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실의』는 1603년 북경에서 초판이 발행되었고, 1605년부터 1898년까지 광동(廣東), 항주(杭州), 상해(上海) 등에서 중각(重刻) 또는 중인(重印)되었다. 1904년부터 상해 토산만(土山灣) 자모당(慈母堂)과 인서관(印書館), 홍콩 납잡륵정원(納?肋靜院) 등에서 새로운 활자판이 출판되었다.
풍응경(馮應京)은 천주실의서(天主實義序)에서 천주(天主)는 상제(上帝)이고, 실(實)은 공허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반면, 불교는 공허한 설(說)이라 하고 불교 숭상을 비판하였다. 이지조(李之藻)는 천주실의중각서(天主實義重刻序)에서 『천주실의』가 근세의 유학자(近儒)와 같지 않지만 (중국의) 상고(上古)시대의 주비(周?), 고공(考工) 등과 서로 통한다고 하면서 동양과 서양은 마음과 이치가 같다고 했다. 마테오 리치는 천주실의인(天主實義引)에서 천주를 참칭(僭稱)하는 사설(邪說)의 폐해를 개탄하면서 천주의 이치를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천주실의』는 크게 서문과 상·하권으로 구성되었다. 상·하권은 각각 4개의 편(篇)으로 구성되었다. 항목은 총 174개이고, 서사(西士)와 중사(中士)가 대화를 통하여 토론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서사는 그리스도교 문화와 스콜라철학을 겸비한 서양 학자로 리치 자신이라 할 수 있다. 중사는 유교 경전에 대한 교양과 유·불·도교를 터득한 중국 학자이다.
상권 제1편에서는 천주가 만물을 창조하고 주재하며 안양(安養)함을 논하였다. 천지 만물을 창제하고 주재하는 천주의 존재를 세 가지 논거로 증명할 수 있다고 했다. 첫째 배우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양능(良能), 둘째 혼도 지각도 없는 사물이 일정한 도수(度數)에 따라 움직이는 질서, 셋째 감각이 있지만 영성(靈性)을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가 영자(靈者)의 일을 했다면 그를 이끌어 그렇게 하게 한 영자가 반드시 있을 것이고 그가 바로 천주이다. 천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만물의 시조이자 만물의 뿌리이다.
제2편에서는 세상 사람들이 천주를 잘못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논하였다. 도교의‘무(無)’, 불교의‘공(空)’은 천주의 도리와 크게 어긋난 것이다. 유교의‘유(有)’나‘성(誠)’은 도리에 가깝고, 태극(太極)은 하늘과 땅의 실체를 창조하지 못하며 만물의 본원이 되지 못한다.
제3편에서는 사람의 영혼은 불멸하여 동물과 크게 다름을 논하였다. 현세는 인간이 잠시 머무는 곳이고, 인간의 본집은 내세에 있다. 혼(魂)에는 초목(草木)의 혼인 ‘생혼(生魂)’, 동물의 혼인 ‘각혼(覺魂)’, 인간의 혼인 ‘영혼(靈魂)’이 있다. 초목과 동물이 죽으면 생혼과 각혼은 소멸되지만, 인간이 죽더라도 영혼은 영원히 존재하며 소멸되지 않는다.
제4편에서는 귀신 및 사람의 혼에 관한 이론(異論)을 분석하고, 천하 만물이 일체(一體)라고 말할 수 없음을 논하였다. 귀신의 본래 직분은 오직 천주의 명령으로 만물의 조화(造化)를 관리할 뿐이고 세상을 지배하는 전권(專權)이 없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귀신에게 아첨하여 복록(福祿)을 얻으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천주 상제(上帝)가 개개의 사물에 내재하여 만물과 함께 하나가 된다는 설이 있지만, 천주는 만물의 근원이고 만물을 창시한 존재이므로 천주와 만물이 같다고 할 수 없다. 천지 만물이 일체라는 논의에 집착하면 상제를 우습게 보게 되고, 상과 벌을 뒤섞어 놓게 되며, 사물 분류의 구별이 제거되어 인의(仁義)가 없어지게 된다.
하권 제5편에서는 윤회(輪廻)의 여섯 방도[六道]와 살생을 금하는 오류를 논박하고, 재계(齋戒)와 소식(素食)을 올리는 바른 뜻을 논하였다. 석가모니는 피타고라스의 윤회설을 이어받고 육도의 설을 더하였다. 윤회설은 어그러진 것이고, 재계를 드리거나 소식을 하며 살생을 금하는 것은 이치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다. 살생의 금계 때문에 재계와 소식을 하는 것은 작은 동정심에 불과한 것이다.
제6편에서는 의지는 소멸될 수 없음을 설명하고, 사후에 반드시 천당과 지옥의 상벌로써 세인의 선악(善惡)에 응보(應報)가 있음을 논하였다. 세상의 사물은 자기의 의지를 갖고 있고, 그 의지를 따르거나 그만둘 수도 있어야 그 다음에 덕(德)도 부덕(不德)도, 선도 악도 있게 된다. 바른 의지(正意)는 선행을 실천하는 근본이다. 선악의 응보는 현세에도 있지만 그것은 미미한 것이고, 그 상벌도 대체로 공정함을 다하지 못한다. 평생 선행을 했다면 천당에 올라 큰 복락(福樂)과 상을 받을 것이고, 평생 악행을 했다면 지옥에 떨어져 무거운 화와 재앙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도교의 천당과 지옥 설법은 이해(利害)를 명백히 드러내어 사람들을 의로움으로 이끄는 데 이롭게 하려는 것이다.
제7편에서는 인간 본성의 본래의 선을 논하고 천주교인의 올바른 배움을 서술하였다. 사람의 본성은 선도 악도 행할 수 있다. 하지만 본성 자체에 본래 악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악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선의 부재 때문이다. 천주가 이런 본성을 인간에게 부여하여 선과 악을 행할 수 있게 한 것은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학문의 높은 뜻은 자기를 완성함으로써 천주의 거룩한 뜻에 합일하는 것이다. 덕의 핵심은 인(仁)으로, 그 ‘인’은 “천주를 사랑하라, 천주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높은 것은 없다, 천주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자기처럼 사랑하라”는 것이다. 반면, 불교, 도교는 하느님을 존숭하지 않고 오직 자기 한 몸만을 높이 볼 뿐이다.
제8편에서는 서양 풍속이 숭상하는 바를 일괄하여 말하고, 서양의 성직자가 결혼하지 않는 까닭의 의미를 논하며, 천주가 서양에 강생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서양 국가들은 그리스도교의 도리를 배우는 것을 기본적인 업무로 삼는다. 성직자는 스스로 독신을 선택함으로써 재물과 색욕의 유혹에서 벗어난다. 원죄와 예수의 강생 및 승천 등의 주요 교리도 설명하였다.
『천주실의』는 한국교회사연구소, 부산교구 부산교회사연구소, 서울대교구 가회동성당, 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천주실의』는 중국의 유학자들이 서학을 신앙으로 받아들이게 한 계기가 되었지만, 유학자들과 불교 승려들의 반(反)서학·반(反)천주교 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천주실의』는 조선, 일본 등에도 전해져 서학과 그리스도교 수용을 촉진하였다. 조선에서는 유몽인(柳夢寅)이 『어우야담(於于野談)』에 『천주실의』의 편목을 소개하고 촌평을 실었다. 이수광(李?光)은 1614년에 간행된 『지봉유설(芝峯類說)』에 〈천주실의발문(天主實義跋文)〉을 실었다. 그 후 이익(李瀷)이 〈발천주실의(跋天主實義)〉에서 『천주실의』를 학문적으로 논평하여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신후담(愼後聃), 안정복(安鼎福), 홍정하(洪正河) 등은 『천주실의』를 비판하였다. 반면, 권철신(權哲身), 권일신(權日身), 이승훈(李承薰), 이벽(李檗), 정약용(丁若鏞) 등은 『천주실의』를 통해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이해하였고, 그 결과 이들을 중심으로 1784년 조선 천주교회가 설립되었다.
참고 문헌
리마두 지음, 노용필 옮김, 『천주실의』, 어진이, 2021 마테오 리치 지음, 송영배 등 옮김, 『천주실의』,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22 장정란, 〈천주실의〉, 『조선시대 서학 관련 자료 집성 및 번역·해제』1, 경인문화사, 2020
천주실의
오류 신고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 신부가 하느님과 천주교를 설명하기 위해 저술한 한문 교리서
『천주실의』는 1603년 북경에서 초판이 발행되었고, 1605년부터 1898년까지 광동(廣東), 항주(杭州), 상해(上海) 등에서 중각(重刻) 또는 중인(重印)되었다. 1904년부터 상해 토산만(土山灣) 자모당(慈母堂)과 인서관(印書館), 홍콩 납잡륵정원(納?肋靜院) 등에서 새로운 활자판이 출판되었다.
풍응경(馮應京)은 천주실의서(天主實義序)에서 천주(天主)는 상제(上帝)이고, 실(實)은 공허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반면, 불교는 공허한 설(說)이라 하고 불교 숭상을 비판하였다. 이지조(李之藻)는 천주실의중각서(天主實義重刻序)에서 『천주실의』가 근세의 유학자(近儒)와 같지 않지만 (중국의) 상고(上古)시대의 주비(周?), 고공(考工) 등과 서로 통한다고 하면서 동양과 서양은 마음과 이치가 같다고 했다. 마테오 리치는 천주실의인(天主實義引)에서 천주를 참칭(僭稱)하는 사설(邪說)의 폐해를 개탄하면서 천주의 이치를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천주실의』는 크게 서문과 상·하권으로 구성되었다. 상·하권은 각각 4개의 편(篇)으로 구성되었다. 항목은 총 174개이고, 서사(西士)와 중사(中士)가 대화를 통하여 토론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서사는 그리스도교 문화와 스콜라철학을 겸비한 서양 학자로 리치 자신이라 할 수 있다. 중사는 유교 경전에 대한 교양과 유·불·도교를 터득한 중국 학자이다.
상권 제1편에서는 천주가 만물을 창조하고 주재하며 안양(安養)함을 논하였다. 천지 만물을 창제하고 주재하는 천주의 존재를 세 가지 논거로 증명할 수 있다고 했다. 첫째 배우지 않고서도 할 수 있는 양능(良能), 둘째 혼도 지각도 없는 사물이 일정한 도수(度數)에 따라 움직이는 질서, 셋째 감각이 있지만 영성(靈性)을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가 영자(靈者)의 일을 했다면 그를 이끌어 그렇게 하게 한 영자가 반드시 있을 것이고 그가 바로 천주이다. 천주는 시작도 끝도 없는 만물의 시조이자 만물의 뿌리이다.
제2편에서는 세상 사람들이 천주를 잘못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논하였다. 도교의‘무(無)’, 불교의‘공(空)’은 천주의 도리와 크게 어긋난 것이다. 유교의‘유(有)’나‘성(誠)’은 도리에 가깝고, 태극(太極)은 하늘과 땅의 실체를 창조하지 못하며 만물의 본원이 되지 못한다.
제3편에서는 사람의 영혼은 불멸하여 동물과 크게 다름을 논하였다. 현세는 인간이 잠시 머무는 곳이고, 인간의 본집은 내세에 있다. 혼(魂)에는 초목(草木)의 혼인 ‘생혼(生魂)’, 동물의 혼인 ‘각혼(覺魂)’, 인간의 혼인 ‘영혼(靈魂)’이 있다. 초목과 동물이 죽으면 생혼과 각혼은 소멸되지만, 인간이 죽더라도 영혼은 영원히 존재하며 소멸되지 않는다.
제4편에서는 귀신 및 사람의 혼에 관한 이론(異論)을 분석하고, 천하 만물이 일체(一體)라고 말할 수 없음을 논하였다. 귀신의 본래 직분은 오직 천주의 명령으로 만물의 조화(造化)를 관리할 뿐이고 세상을 지배하는 전권(專權)이 없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귀신에게 아첨하여 복록(福祿)을 얻으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천주 상제(上帝)가 개개의 사물에 내재하여 만물과 함께 하나가 된다는 설이 있지만, 천주는 만물의 근원이고 만물을 창시한 존재이므로 천주와 만물이 같다고 할 수 없다. 천지 만물이 일체라는 논의에 집착하면 상제를 우습게 보게 되고, 상과 벌을 뒤섞어 놓게 되며, 사물 분류의 구별이 제거되어 인의(仁義)가 없어지게 된다.
하권 제5편에서는 윤회(輪廻)의 여섯 방도[六道]와 살생을 금하는 오류를 논박하고, 재계(齋戒)와 소식(素食)을 올리는 바른 뜻을 논하였다. 석가모니는 피타고라스의 윤회설을 이어받고 육도의 설을 더하였다. 윤회설은 어그러진 것이고, 재계를 드리거나 소식을 하며 살생을 금하는 것은 이치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다. 살생의 금계 때문에 재계와 소식을 하는 것은 작은 동정심에 불과한 것이다.
제6편에서는 의지는 소멸될 수 없음을 설명하고, 사후에 반드시 천당과 지옥의 상벌로써 세인의 선악(善惡)에 응보(應報)가 있음을 논하였다. 세상의 사물은 자기의 의지를 갖고 있고, 그 의지를 따르거나 그만둘 수도 있어야 그 다음에 덕(德)도 부덕(不德)도, 선도 악도 있게 된다. 바른 의지(正意)는 선행을 실천하는 근본이다. 선악의 응보는 현세에도 있지만 그것은 미미한 것이고, 그 상벌도 대체로 공정함을 다하지 못한다. 평생 선행을 했다면 천당에 올라 큰 복락(福樂)과 상을 받을 것이고, 평생 악행을 했다면 지옥에 떨어져 무거운 화와 재앙을 받을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도교의 천당과 지옥 설법은 이해(利害)를 명백히 드러내어 사람들을 의로움으로 이끄는 데 이롭게 하려는 것이다.
제7편에서는 인간 본성의 본래의 선을 논하고 천주교인의 올바른 배움을 서술하였다. 사람의 본성은 선도 악도 행할 수 있다. 하지만 본성 자체에 본래 악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악은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선의 부재 때문이다. 천주가 이런 본성을 인간에게 부여하여 선과 악을 행할 수 있게 한 것은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학문의 높은 뜻은 자기를 완성함으로써 천주의 거룩한 뜻에 합일하는 것이다. 덕의 핵심은 인(仁)으로, 그 ‘인’은 “천주를 사랑하라, 천주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높은 것은 없다, 천주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자기처럼 사랑하라”는 것이다. 반면, 불교, 도교는 하느님을 존숭하지 않고 오직 자기 한 몸만을 높이 볼 뿐이다.
제8편에서는 서양 풍속이 숭상하는 바를 일괄하여 말하고, 서양의 성직자가 결혼하지 않는 까닭의 의미를 논하며, 천주가 서양에 강생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서양 국가들은 그리스도교의 도리를 배우는 것을 기본적인 업무로 삼는다. 성직자는 스스로 독신을 선택함으로써 재물과 색욕의 유혹에서 벗어난다. 원죄와 예수의 강생 및 승천 등의 주요 교리도 설명하였다.
『천주실의』는 한국교회사연구소, 부산교구 부산교회사연구소, 서울대교구 가회동성당, 전주교구 호남교회사연구소,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등에 소장되어 있다.
『천주실의』는 중국의 유학자들이 서학을 신앙으로 받아들이게 한 계기가 되었지만, 유학자들과 불교 승려들의 반(反)서학·반(反)천주교 현상을 초래하기도 했다.
『천주실의』는 조선, 일본 등에도 전해져 서학과 그리스도교 수용을 촉진하였다. 조선에서는 유몽인(柳夢寅)이 『어우야담(於于野談)』에 『천주실의』의 편목을 소개하고 촌평을 실었다. 이수광(李?光)은 1614년에 간행된 『지봉유설(芝峯類說)』에 〈천주실의발문(天主實義跋文)〉을 실었다. 그 후 이익(李瀷)이 〈발천주실의(跋天主實義)〉에서 『천주실의』를 학문적으로 논평하여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신후담(愼後聃), 안정복(安鼎福), 홍정하(洪正河) 등은 『천주실의』를 비판하였다. 반면, 권철신(權哲身), 권일신(權日身), 이승훈(李承薰), 이벽(李檗), 정약용(丁若鏞) 등은 『천주실의』를 통해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이해하였고, 그 결과 이들을 중심으로 1784년 조선 천주교회가 설립되었다.
리마두 지음, 노용필 옮김, 『천주실의』, 어진이, 2021 마테오 리치 지음, 송영배 등 옮김, 『천주실의』,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22 장정란, 〈천주실의〉, 『조선시대 서학 관련 자료 집성 및 번역·해제』1, 경인문화사, 2020
천주, 영혼불멸, 천당, 지옥, 상선벌악,
양인성